영화 1917, 제 1차 세계대전의 모습을 눈 앞에서 보다

2020. 3. 1. 15:19#일상 발전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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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1917을 보게된 것은 조승연 작가의 1917 소개 콘텐츠 때문이었다.

 

 항상 역사 수업을 들을 때 제1차 세계대전은 마치 제2차 세계대전이 있기 전 이런 게 있었고 일단 중요한 것은 제 2차 세계대전이라고 했던  기억이 있다. 때문에 나는 사실 제1차 세계대전과 제2차 세계대전이 어떻게 다른 것인지도 모른채, '좀 더 역사적으로 많은 이슈가 있던 것은 2차 세계대전이구나' 하고 막연히 생각하며 시험을 보기 위해 교과서를 외워왔다. 그런데 이 영화 1917은 지금것 별로 주목하지 않던 소재인 1차 세계대전을 그린 영화라고 한다.

 

 이 유튜브 영상의 후반부 쯤에서 왜 제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한 게임은 많은데(찾아보니 그 유명한 게임 '콜 오브 듀티'가 대표적 예라고 한다.) 제1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한 게임은 없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그 이유인 즉슨 1차 세계대전은 철조망 하나에 인간이 허무하게 죽어나가는 허무함, 그래서 교훈이 없는 말 그대로 '참상' 그 이상 이하도 아닌 전쟁이었기 때문에 스토리가 없기 때문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게임 계에서도 외면 받을 정도로 교훈과 스토리가 없는 1차 세계대전에 대해서 어떻게 영화를 만들 수 있는지, 그리고 어떻게 찬사를 받을 수 있는지 궁금해졌다. 오스카 작품상을 받아야 할 것은 '기생충'이 아니라 '1917'이었다는 평가가 있을만큼 호평을 받고 있는 영화였기 때문에 호기심이 커져만 갔다. 

 

 1917년, 지금으로부터 약 100년도 더 전이다. 그런데 살다보니 10년도 금방 가는데 100년도 그렇게 긴 건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이 전쟁도 생각보다 너무나 가까운 시기라는 것을 다시금 느꼈다. 한국의 광복이 1945년 8월 15일인 것을 알았을 때도 너무 가까운 시기의 일이었다는 것을 깨닫고 통탄(?)을 금치 못한 적이 있었는데 이 참혹한 전쟁도 그렇게 오래된 것이 아니었다. 실제로 이 영화의 감독 샘 맨더스의 할아버지가 직접 겪은 이야기를 모티브로 삼았다고 하니 이 세계대전은 정말로 가까운 것이었다. 

 

  • 제1차 세계대전: 1914년 7월 28일 ~ 1918년 11월 11일
  • 제2차 세계대전: 1939년 9월 1일 ~ 1945년 9월 2일

 
영화 1917은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촬영상, 음악편집상, 시각효과상을 받았다고 한다. 그리고 위 유트브 영상에서도 소개되듯 영화의 처음부터 끝까지 마치 원테이크(롱테이크)로 찍은 기법이 엄청난 몰입감을 자아냈기 때문에 영화를 다 보고나서는 촬영 감독에 대한 극찬에 100번 공감을 할 수 있었다. 이전에 한 번 원 테이크 기법으로 찍은 영화를 한 번 본 적이 있는데 신박하지만 다소 억지스럽고 지루했던 기억이 있었는데, 1917은 마치 2명의 주인공 일병의 뒤를 따르는 3번째의 일병이 되어 함께 그 뒤를 뛰고 있는 느낌이 들었다. 

 

 

이렇게 흑백 사진으로 볼때는 실감나지 않았는데, 영화로 보니 이 곳에 있었다면 느꼈을 긴장감과 불편함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조승연 작가의 유튜브를 보면 이 영화의 주 배경인 '서부전선', 이른바 'No man's land'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예를 들어 흙이 진흙탕이었기 때문에 시체가 진흙탕물에 뒤덮여 죽어 있었고 따라서 전염병도 들끓었다는 내용이 나온다. 이런 현실적인 모습이 영화에서도 잘 나타나있는데, 만약 이 리뷰를 보지 않고 영화를 봤다면 그냥 사람이 죽어있구나 정도에서 그쳤을 이해도가 훨씬 더 당시의 전쟁에 함께 있는것처럼 공감할 수 있었다. 또 그 때 당시의 공중전이 땅에서도 잘 보일 정도의 거리에서 이루어졌기 때문에 병사들은 땅에 서서 추락하는 비행기의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다고 하는데 이러한 상황도 영화 속에서 (내 기준)아주 중요한 장면으로 활용된다. 

 

 이 외로 조승연 작가의 유튜브에서 나오는 이야기는 아니고 이 영화와 직접적인 관련은 없지만, 미국의 '도넛 데이(National Doughnut  Day)' 라는 휴일이 있는 배경을 알고 보면 면 영화 속에서 나타나는 식량에 대해서도 좀 더 예민하게 볼 수 있게 된다. 귀엽고 맛있어 보이는 이름과 달리 도넛 데이는 사실 제1차 세계대전과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전선의 장병들의 사기를 진작하고 식량을 공급하기 위해, 10명 남짓한 여성 대원들이 총알이 오고가는 전장 속에서 헬멧 하나만 쓰고 도넛을 제공했다고 한다. 정신적, 육체적으로 피폐해진 장병들에게 달콤한 도넛을 먹을 수 있다는 것은 사막 속 오아시스를 만난 것처럼 행복감을 주었다고 한다. 이 영화에서도 빵 1조각, 우유 1잔이 얼마나 그 황폐한 순간에 힘이 되는지 나오는데 이 미국의 공휴일을 알고 보니 좀 더 그 심정을 잘 이해할 수 있었다.

 

 

 

 

 영화 1917은 충격적인 반전이 있거나 화려한 그래픽에 휩싸여 현대 예술의 끝판왕을 보는 것 같은 작품은 분명 아니다. 하지만 너무나 현실적인 장면 배경 속에서, 내가 영화 속에 나오는 인물이 되어 체험하는 듯한 경험을 할 수 있게 한다. VR이 아니더라도 완전히 스크린 속에 빠져들어 영화 속 인물이 느끼는 감정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칼에 찔려 죽음을 앞둔 장병의 고통, 분노, 혼란스러움, 죽기 직전 찰나의 순간에 온힘을 다해서 자신의 희망사항을 친구에게 전달하는 장면을 봤을 때 너무나 현실적이었다. 전쟁은 참혹함을 과장하지 않아도 인간의 정신이 얼마나 허무해질 수 있으며 육체가 어디까지 고갈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사실' 이었다. 

 

 지금껏 주목하지 않았던 1차 세계대전을 이해하게 되고, 그럼으로써 앞으로의 국제 관계나 핵에 관한 이슈들이 얼마나 중요한 문제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하게되는 영화였다. 그리고 아직 1917을 보지 않은 사람이 있다면 함께 첨부한 조승연 작가의 유튜브 영상을 보고 그 흥미가 돋았으면 좋겠다. 1917을 본 사람이라면 좀 더 이해도를 충만하게 높일 수 있는 내용을 함께 즐길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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