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찾아온 채식. 채식주의자 8단계 알아보기

2020. 4. 6. 10:00#일상 발전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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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소에 디스커버리, 내셔널지오그래픽 다큐멘터리를 자주 본다. 그런데 어느 날 어떤 생존전문가가 고슴도치를 먹는 영상을 보게 되었다! 고슴도치를 키우는 고슴맘으로서 너무 큰 충격을 받았고, 문득 강아지를 키우는 사람들이 개고기를 안먹는 것처럼 소나 돼지도 누군가 키우는 사람이 있을텐데 과연 이렇게 육류를 마구마구 섭취해도 되는지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실제로 미니피그를 키우는 분이 올린 유튜브를 자주 보는데 돼지들이 너무 똑똑하고 귀여워서 갑자기 '돼지고기를 먹는 것 = 고슴도치를 먹는 것' 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뜬금포, 말그대로 갑분채식을 시작하게 됐다. 

 

(살구랑 핑돼 너무 귀엽ㅠㅠ)

 

 출처: 조선닷컴 https://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5/09/10/2015091000832.html

 사실 채식이라고 하면 사람들은 극단적으로 살아있는 생명체는 안먹는 것으로 인식되기 쉬운데, 알고보니 채식에도 여러 단계가 있다고 한다. 붉은 고기(소, 돼지)만 안먹는 폴로 베지테리언이나, 평소에는 육류를 안먹지만 필요 시에는 먹는 플렉시테리언도 채식주의에 속한다. 나의 경우에는 소, 돼지를 먹지 않기로 했고 닭과 우유(유제품)은 섭취를 줄이는 단계인데 아직 요리를 만들어 먹는 것에 익숙치 않아서 닭가슴살과 계란 등 몇가지는 아직 포기를 못했다. 

 

 인생 처음있는 일이다 보니 내가 이 채식을 과연 유지할 수 있을까하는 의문이 있었는데 생각보다 어렵지 않고 생각보다 세상에 먹을 게 많다. 미국에서는 비욘드미트(Beyond meat)와 임파서블푸드(Impossible food)라는 식물성 패티를 만드는 회사들이 맥도날드, 버거킹 등에 납품을 하기 시작했다고 하고, 우리나라에서도 롯데리아에서 '미라클 버거'라고 하는 식물성 패티를 사용한 햄버거가 2020년 2월 출시 됐다. (관련 기사: 조선비즈https://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2/14/2020021402228.html) 그리고 식품업계에서 일하는 지인피셜 곧 비건을 위한 음식 라인업이 올해 몇가지 출시가 예정되어 있어서 앞으로는 국내에도 점차 채식을 하는 사람들의 비중이 늘어나지 않을까싶다. 반려견, 반려묘 등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펫 시장이 크고 있으니 채식 시장도 성장할 것이라는 추측!

 

TMI. 비욘드미트는 상장을 했고, 임파서블푸드는 미상장 기업이다. 2020년 4월 기준 비욘드미트 주가는 계속 떨어지고 있다. why...

 

 그리고 이왕 시작한 거 채식을 하면 뭐가 좋은지 알아보다가 접하게 된 Netflix의 '칼보다 포크(Forks over knives)' 다큐멘터리를 봤는데, 이 다큐멘터리에 등장하는 의사, 박사들이 발표한 연구 결과를 보면 동물성 음식을 섭취가 많은 국가일수록 비만도를 비롯하여 콜레스테롤 수치, 심장 질환 사망률이 높다. 매일 알약 10개 이상씩 먹고 사는 환자들이 동물성 음식을 끊고 식물성 음식을 먹기 시작하자 약을 하나도 먹지 않아도 건강이 좋아지기도 했다. 특히 낙농업가에서 자란 의사가 일평생을 '우유는 몸에 좋다'고 생각하다가 동물성 음식 줄이기에 적극 동참하고 있는데, 이 부분에서 엄청난 신뢰가 갔다. 

 

 

 건강에 좋을 뿐 아니라, 가축(소, 돼지)이 만들어내는 메탄 가스로 인한 기후 변화도 늦출 수 있다고 하고, 동물들이 잔혹하게 죽는 것을 점차 줄일 수 있다는 점이 채식을 지속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는 것 같다. 일단 가장 중요한 건 소고기, 돼지고기를 줄여도 세상에 참 맛있는 게 많다는 것이다! 부리또볼, 샌드위치, 드레싱을 뿌린 샐러드, 샤브샤브, 두부 요리 등 일평생 고기와 함께 살아온 사람인데도 고통스럽지 않다는 게 중요하다. 특히나 나는 과일이나 버섯, 고구마, 단호박같은 식물성 탄수화물을 원래도 좋아했던지라 전혀 스트레스받지 않고 채식을 실천하고 있다. 닭고기, 계란, 생선은 아직 잘 먹고 있는데 언젠가 기회가 되면 줄이면 좋겠..지만... 사실 아직은 자신이 없다. (소랑 돼지는 동물이고 닭이랑 물고기는 동물 아니냐!라는 내적 호통을 계속 치고 있지만 못잃어..연어..못잃어..계란..)

 

 중요한 건 갑자기 모든 걸 극단적으로 끊는 게 아니라 조금씩 변화하는 것이니까 일단은 폴로 베지테리언으로 살아가보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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