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12. 14. 01:24ㆍ#게임 발전소
요즘 부동산 정책으로 나라가 들썩이다 보니 관심을 안 가지려야 안 가질 수 없다. 돈 없던 학생 때는 전혀 관심을 갖지 못했던 분야지만, 이제 슬슬 찐 독립(?)을 위해 내 집 마련 방법을 알아보고 있었던 찰나 K-부동산이라는 보드게임을 접하게 됐다. 사실 '부자아빠 가난한아빠'의 저자 로버트 기요사키가 자기는 어릴 때부터 모노폴리를 통해 경제를 배웠다고 해서 언젠가 해보고싶다는 생각은 있었는데, K-부동산이라면 좀 더 실용적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바로 구매를 했다! (홈플러스에서 연말 세일로 20% 할인을 하고 있어서 14,000원쯤 구매했다.)
일단 모노폴리 K-부동산이 따로 게임 자체가 만들어진 건 아니고, 모노폴리 클래식 한국판에 K-부동산이 확장팩처럼 붙어있는 형태이다. 즉 하나를 사면 모노폴리 클래식과 모노폴리 K-부동산 2개 버전을 모두 즐길 수 있다. 쿠팡에서는 19,550원에 판매중인데 위에도 잠깐 언급했지만 나는 홈플러스 매장에 직접 들러서 14,000원 대에 구매를 했다.
요렇게 모노폴리 클래식을 사면 K-부동산이 조그맣게 붙어있다.
모노폴리 K-부동산 확장팩에서는 낯익은 한국 부동산 정책이나 각종 세금 정책을 많이 접하게 된다. 예를 들면 연말 소득공제라든지, 종합부동산세라든지 현실을 정말 잘 반영해놓았다. 예전에 넷마블의 모두의 마블 게임이 한창 유행한 덕분에 부루마블과 같은 게임 룰에 대해서는 익숙했지만, 이렇게 실물 보드게임으로 부루마블을 하는 거는 거의 처음이라 설렜다. (근데 벌써부터 각종 부동산 정책에 뚜드려 맞을 생각 하니 머리가 아찔함)
특정 국가 부동산 정책에 맞추어 로컬라이제이션이 된 확장팩이 나온 건 K-부동산이 처음이라고 하는데, 정말 현실감있게 잘 만들었다. 게임에서 나오는 부동산 정책과 찬스카드는 다음과 같았다. 주택청약, 전세자금대출, 금리상승, 부동산 사기, 긴급재난지원금 등등 너무 익숙한 용어다 ^^..
플레이 시간은 2인이서 했는데 생각보다 무지하게 길다. 둘이서 더 길었는지 짧았는지는 모르겠지만 거의 1게임 당 플레이 시간 3시간 이상을 생각하면 된다. 물론 빠르게 파산해서 게임을 빨리 끝낼 수도 있었지만 우리는 진짜 서로 파산할 때까지 했다. 너무 재미있어서 2게임을 진행했는데 오후 5시쯤 시작해서 새벽 1시까지 했다. 허리가 아파서 바닥에서 하는 건 정말 비추임...
지역 이름도 영국, 프랑스 이런 게 아니라 서울, 수원, 용산 이러니까 현실감이 엄청나서 더 몰입할 수 있었다. 옛날에는 부동산이 되게 멀어 보였는데, 주택청약 이런 것들 알아보다 보니 정말 부동산은 현실이었다... 역시 어르신들 말씀 중 틀린 거 하나 없다더니 부모님이 왜 그렇게 부동산에 열중이셨는지 알게 되었달까.
인천/서울 파란색 카드가 가장 비싼 지역, 수원/용인 갈색 카드가 가장 싼 지역이라는 점. 약간 수원 용인이 요새 얼마나 비싼데 ^^... 하는 마음이 들었다. 나름 가까운 지역들끼리 묶어놔서 더 리얼리틱 하다.
처음에는 하는 방법을 이해하는 게 너무 어려워서 설명서를 한참 봤다. 그런데 한 번 플레이하고 나니까 게임 룰은 거의 이해해서 빠르게 진행할 수 있게 되었고, 설명서도 친절하게 잘되어 있어서 참고해가면서 게임 하기에도 문제없었다. 참고로 나는 설명서를 읽기 엄청 싫어하는 사람인데도 잘 플레이할 수 있던 것을 보면 그렇게 어려운 게임은 아닐 것이다. 부르마불을 한 번이라도 플레이해본 사람이라면 게임은 쉽게 진행할 수 있다. 단 주택, 아파트를 건설하는 규칙이 많이 헷갈리긴 하다. 위 영상을 보면 그래도 플레이 방법에 대해서는 조금 쉽게 이해할 수 있으니 참고하시기를!
'내집마련'이 꼭 아파트여야 하나, 이런 생각을 요새 많이 하고 있는데 여러 가지 부동산 계획에 대해서 많이 생각하게 한 게임이었다. 재밌게 즐기면서 현실을 느낄 수 있으니, 결혼을 앞두고 있는 커플에게, 부동산에 관심이 많은 사회생활 n년차들에게 추천할 수 있을 것 같다. 요새 자녀 경제 교육도 모노폴리로 한다고 하니 자식 교육에도 유용할 듯하다. K-부동산, 이름부터 살짝 씁쓸하고 웃긴 말 그대로 웃픈 확장팩이지만 정말 재미있었다!
게임 후기는 한마디로 역시 아파트가 짱이다(?)